영화 곡성(哭聲) _ THE WAILING, 2016 줄거리 결말 (감독 나홍진)
- 영화가좋다/영화 리뷰
- 2020. 8. 20.
감독 |
나홍진 |
장르 |
미스터리, 스릴러, 드라마 |
등급 |
15세 관람가 |
출연 |
곽도원, 황정민, 쿠니무라 준 |
개봉일 |
2016. 05. 12 |
관객수 |
6,879,989 명 |
줄거리 |
|
조용한 시골 마을 곡성. 과학적 증명이 되지 않는 의문의 일들이 연쇄적으로 발생된다. 현실 관점으로 보면 안 되는 영화. |
영화 이해를 돕기 위해 인터뷰부터 살펴봅니다.
나홍진 감독 인터뷰 살펴보기
나홍진 감독이 직접 답한 '곡성' 12가지 미스터리
마지막 인터뷰 시간. 며칠간 이어진 인터뷰 강행군에 지쳤을 법한데도 나홍진 감독은 밝게 웃는 얼굴로 기자를 맞았다. '곡성'을 보고 난 이후, 관객들이 벌이는 각양각색 추리가 재미있는 모양이었다. '곡성'은 참 ..
피해자(종구)가 어떻게 피해를 입었는지는 알지만 '왜' 피해를 입었는지는 답이 없다. 왜 그 사람인가를 생각하다 보니 신이 생각이 났고 신이 있기는 한 것인가, 실재는 하느냐, 선하긴 하느냐, 바라만 보는 거냐. 이러한 생각을 기본으로 만들어진 영화가 곡성이다.
인간 종구, 신과 인간의 매개체 일광, 예수를 형상화 한 외지인, 한국적인 신 무영.
일광은 온전한 신이 아닌 허주(외지인)를 모시고 있다. 정작 보인은 그것을 모른다.
무명은 종구를 도와주려 하지만 혼란에 빠져 의심하고 결국 무명(신)이 손을 뿌리친다. 감독이 말하길 인간이 인간다워지게 다시 다가와 달라는 의미라고 한다.
외지인
곡성이라는 공간에 들어온 외지인은 예수를 모티브로 했다고 한다. 유대인들에게 예수가 그랬듯이 곡성에서는 방어적 입장을 취하며 외지인을 악으로 생각하게 된다. 마지막 부활 후 악마로 형상화해 놓았는데 예수가 부활 후에 제자들이 알아보지 못하는 것에서 착안했으며 과연 관객들은 이러한 상황이라면 믿을지 안 믿을지, 그 믿음의 선택은 관객의 몫으로 돌려버렸다.
종구가 닭이 세 번 울 때까지 참았다면 가족이 살았을까?
감독 답변 " 이 영화가 살려뒀겠는가? 같은 결과였을 거다. 종구에겐 문제가 없다. 최선을 다했다. "
감독이 의도한 바는 피해자가 종구인 것. 그 외적인 부분은 보는 이에 따라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도록 장치를 해 놓았다. 정답이 있는 해석은 없다는 것이다. 누가 더 정확하게 해석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해석들을 읽으며 즐길 수 있는 요소들이 생긴 것이라고 보면 된다.
영화의 대략적인 흐름
현대 문명마저 비껴간 듯 한적한 시골 마을. 무병장수로 자연사만 있을 것 같은 곳에서 한 가정의 부부가 무참하게 살해된 사건이 발생한다.
종구는 현장 조사를 하던 중 기둥에 묶여 있는 흡사 해골을 닮은 듯한 열매를 멍하니 바라본다.
(감독 말에 의하면, 시들어버린 금어초가 불행을 겪는 주인공과 닮았다고 생각해 직접 재배하고 선별하여 소품으로 사용. 영화상 비극적인 암시를 준다)
단순 치정으로 살인이 난 줄 알았으나 범인의 집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괴기스러운 제단을 발견한다.
정체불명의 외지인의 기괴한 행동 때문에 소문이 무성하다.
부부가 무참히 살해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마을에는 화재로 인해 또다시 사망 사건이 발생된다. 아수라 난장판이 되었지만, 대처 능력이 떨어지는 종구는 어수룩하며 겁까지 많아서 즉각적인 대응력은 떨어지는 경찰이다. 외지인은 화재 수습 현장 근처에서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동네에 한 명쯤 있을 법한 약간은 정신이 온전치 않은 무명이 종구 쪽을 향해 작은 돌멩이를 던진다.
서서히 종구에게 다가오더니 알 수 없는 소리를 한다.
무명 " 할매가 그러는디 그 왜놈이 귀신이랴. 그놈이 아줌니 피를 말라 죽일라 했댜. 왜 놈 본 적 있어? 조심햐. 할매가 그러는디 그놈이 자꾸 보이는 것은 피를 말라 죽일라고 그러는거랴. "
또한 화재가 발생한 집에 대해 자세히 말하는 무명을 보고 살인 사건 목격자로 생각한다.
(무명이 이제 신이라는 것을 알고 보는 상태라 개인적인 생각 하자면, 무명은 종구에게 다가올 불행을 알고 있기에 소소한 방식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듯하다. 영화에서는 신앙심 유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공평한 신이고 적절한 수준에서 도움을 주고 싶어 하며 인간은 그것을 선택할지 말지 결정하는 것)
부부를 살해했던 남자와 목매달아 죽은 여자의 공통점은 몸에 흉측하게 돋아올라온 두드러기가 많다는 것이다. 미심쩍은 종구는 동료에게 병원 가서 확인해보라고 한다.
극강의 연기를 보여줬던 아역배우 김환희
종구 딸은 열감기에 걸린 듯 아파온다. 밤에는 발작과 경기를 일으키고 다음날에는 멀쩡한 몸이지만 생전 먹도 않던 생선을 걸신들린 듯이 먹어댄다. 아무래도 손녀의 증상을 이상하게 여기는 종구의 장모는 옆집 할매를 통해 용한 무당을 알아봐 달라고 부탁한다.
동네 사람들이 자꾸 죽어 나가는 것이 아무래도 외지인이 들어온 후부터라고 생각한다.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외지인 거처를 알고 있는 동네 주민을 앞장 세워 산속으로 향한다. 하지만 겁을 먹은 동네 주민이 집으로 가려다 발을 헛디뎌 굴러 넘어지고 벼락까지 맞는 사태가 발생되어 외지인 집은 가보지도 못하고 병원으로 이동한다.
이때 부부를 살해했던 박 씨가 발작을 일으키는 광경을 보게 되는데, 힘을 주체하지 못해 뼈가 튀어나오고 대량의 피를 쏟으며 죽는다.
일반적인 상식으로 납득할 수 없는 사건들이 연쇄적으로 발생하자 외지인에게 '분명히 뭣이 있어'라며 의심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종구 동료의 사촌동생 보조사제(부제)를 동행하여 외지인의 집으로 향한다. 외지인은 출타 중이다. 집안을 살펴보던 중 방에는 자물쇠로 잠겨진 공간이 있다. 자물쇠를 부수고 들어가 보니 고대시대에나 나올 법한 괴이하기 짝이 없는 재단이 있다. 한편 옆방을 살피던 동료는 더욱 경악할만한 것들을 본다. 죽어간 주민들의 생전 모습들 사진이 빼곡히 걸려있고 주민들 물품들이 어지럽게 쌓여 있다. 그곳에는 종구의 딸 실내화도 있다.
외지인이 집으로 돌아오자 합법적인 방법으로 수색을 한 것이 아니니 제대로 말도 못 하고 철수한다.
동료는 외지인이 확실히 살해범이라고 말한다. 동료 목격한 골방을 보지 못한 종구가 어리둥절해 하자 실내화를 건네준다.
실내화를 들고 딸에게 몇 가지 질문을 하는 종구. 딸은 외지인을 만난 적이 있다고 한다. 무슨 일인지 싹 다 말하라고 윽박지르자 영화의 명대사가 이때 나온다.
종구 딸(효진) " 뭣이 중헌디, 뭣이 중허냐고, 뭣이!!! 뭣이 중헌지도 모르면서 지랄이여 지랄이 "
그날 밤 잠든 딸의 몸을 살펴보니 두드러기 초기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
두드러기는 원인미상이라 치료가 안되고 정신적으로도 온전치 않기에 종구는 눈이 뒤집혀 외지인의 집을 찾아가 사흘 안에 떠나라고 협박한다.
다음 날 종구의 대문에는 흑염소의 배가 갈린 채 내장이 쏟아져 걸려 있다. 설상가상으로 종구는 일시적 마비 증상이 온다. 옆집에 잠시 맡겨졌던 효진이는 할미를 가위로 찌르고 구석에서 벌벌 떨고 있다. 종구의 집안은 급격한 속도로 파멸의 길을 걸어간다.
무당 일광은 귀신을 내쫓기 위해 굿을 시작하고 효진이는 오히려 극심한 거부 반응을 보인다.
일광은 종구에게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을 만나적 있느냐고 질문한다. 외진을 만났다고 하자 그 사람은 사람이 아니고 귀신이란다. 내일 밤 술시에 그 귀신한테 살을 날리는 굿을 하겠다고 말한다.
일광이 옷을 갈아입는 장면에서 외지인과 같은 훈도시를 입은 모습이 잠시 나온다. 감독이 말한 대로 일광/외지인의 연결 고리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던 장면이다.
왜 하필 자신의 딸이 그렇게 된 것이냐고 물어보는 종구.
자네 낚시 헐 적에 뭐 어떤 게 걸려
나올지 알고 허는가?
고놈은 낚시를 하는거여.
뭐가 딸려 나올지는 지도 몰랐것지.
그놈은 그냥 미끼를 던져 분 것이고,
자네 딸네미는 그것을 확
물어버린 것이고. 그것이 다여
술시
일광은 외지인에게 살을 날리는 굿을 진행.
외지인은 박춘배 시신을 놓고 자신만의 굿 진행
양쪽 모두의 굿이 절정에 다다를수록 종구의 딸은 발작이 심해진다.
( 이 장면에서 많은 사람들이 혼란을 느꼈다. 일광은 본인만 인지하지 못할 뿐 외지인을 허주로 담고 있기에 오히려 종구 가족에게 살을 날리는 굿판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감독은 굿의 대상을 어느 쪽으로 보든지 해석이 가능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장승에 못 박는 장면에서 효진과 외지인은 가슴을 부여잡고 통증을 호소한다. 딸의 고통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던 종구는 굿을 중지시킨다.
종구는 마지막 선택으로 외지인이 귀신이면 자기 손에는 죽지 않을 것이라며 동네 사람 몇 명과 함께 차라리 죽여서 화근을 없애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그곳에서는 행방불명됐던 박춘배가 좀비의 모습으로 종구 일행을 공격한다. (좀 뜬금포 좀비물.. 감독은 외지인이 박춘배 시신에 어떠한 의식을 치렀고 죽었던 박춘배에게 숨이 불어넣어지게 되면서 좀비 모습으로 표현된 것이라 한다)
박춘배는 광폭하게 공격하던 중 꺼져가는 촛불처럼 자폭된다.
종구 일행은 외지인을 발견하고 뒤쫓지만 놓치고 만다.
외지인은 무명에게 쫓기던 중 추락하여 되돌아가던 종구 일행 트럭 위로 떨어진다. 일행은 잠시 어리둥절하다가 외지인 시체를 도로 밖 산 아래로 던져 버린다.
산전수전 다 겪은 몰골로 딸이 있는 병원을 찾은 종구는 병세가 나아진 딸을 보며 기쁨의 재회를 갖는다.
(만일 여기에서 끝났다면 외지인 악, 무명 선으로 마무리가 확고했을 것이다. 그러기에는 너무 뻔했다고 생각했을까.. 감독은 과감하게 영화 내용을 비틀어 버린다)
일단락되었구나 싶었으나..
일광은 자신의 점괘가 신통력을 잃자 이상함을 느끼고 곡성으로 찾아온다. 그러나 일광은 분수처럼 코피가 쏟아진다.
무명 " 여긴 뭣하러 온겨?"
무명을 마주한 일광은 오장육부에 담긴 모든 액체를 쏟아낸다.
자신의 신당으로 돌아가 기도를 하려고 초를 켜보지만 꺼지고 신당 안으로 까마귀 한 마리가 던져진다. 불안감을 느낀 일광은 자신의 물품을 챙겨 서울로 떠난다. 하지만 일광의 떠남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듯이 방해 요소들이 나타난다. 다시 곡성으로 돌아오라는 외지인의 계시로 생각하고 일광은 차를 돌린다.
어찌 보면 영화는 지금부터 시작인듯하다.
일광은 종구에게 전화를 걸어 외지인은 자신과 같은 무당이고 무명이 잡귀란다. 자신이 실수로 외지인에게 살을 날린 것 같으니 효진이를 안전하게 보호하라고 말한다.
종구는 급히 집으로 왔으나 효진이가 없다. 딸을 찾아 동네를 헤맨다. 그러던 중 골목길에 있는 무명을 만나게 된 종구.
무명은 여전히 왜놈이 귀신이라고 말하고 종구는 일광에게 들은 말이 있는지라 무명에게 신뢰가 가지 않는다.
무명은 지금 집으로 가면 종구까지 죽는다며 가지 말라고 말린다.
일광에게 다시 전화가 오고 무명은 귀신이니 어떠한 말에도 현혹되지 말라고 다시 말한다.
닭이 세 번 울 때까지만 집에 가지 말라는 무명. 마음이 초조해진 종구는 닭 울음소리 한 번을 남기고 집으로 간다.
종구가 집안으로 들어가자 대문에 걸려 있던 금어초가 시들어 버린다. 주방은 피범벅이 되어 있으며 효진에게 칼을 맞아 부인과 장모는 죽었다. 주방에 우두커니 서 있는 딸을 보며 이름을 목청 높여 절망스럽게 부르는 종구...
또 다른 한편에서는..
보조 사제가 외지인이 숨어 있는 동굴로 들어가 정체를 물어본다. 어차피 자신을 악마로 생각하지 않느냐고 말하는 외지인은 악마의 모습으로 변하고 보조 사제는 사진을 찍는다.
영화의 마무리
일광은 종구네 집으로 들어와 살해된 종구의 일가족 사진을 찍는다. 자신의 차 트렁크를 짐을 정리하던 중 외지인이 갖고 있던 주민들 사진 다발 상자가 떨어진다.
(외지인과 같은 차림의 훈도시만으로는 관객들이 일광/외지인이 한 팀이라는 걸 인식 못 했을 까 봐.. 영화 다 끝나가는 마당에 친절하게도 그 증거를 보여준 건가 싶다)
숨이 사그라드는 종구는 그 와중에도 딸에 대해 웅얼거리고 놀이공원 갔던 장면을 회상하며 영화는 끝난다.
개인적 감상평
150분간의 영화는 끝났지만 이후 해석이 150만 가지는 나 온듯한 영화 곡성. 게다가 감독의 인터뷰 내용도 딱 부러지게 해답을 주지 않고 각자 알아서 해석하는 즐거움을 맛보시오~라고 했으니..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정답이 정해진 영화가 아니다. 외지인/무명 모두 선으로 놓고 해석해도 악으로 놓고 해석해도 된다. 한쪽으로 편중되지 않고 절묘하게 균형을 잡아 진행시켰기에 어느 쪽으로의 해석이든 커다란 오류가 발생되지는 않는다.
결론적으로.. 오컬트적 요소를 가미함으로써 모호하게 막을 내렸다.
종구 중심 내용이지만 그 외 오컬트적 요소는 관객의 경험과 아는 지식에 따라 해석이 천차만별이다. 나홍진 감독은 이러한 해석들을 즐긴다고 한다. 현존하는 종교에 대해 다국적으로 조사했다는 감독. 성직자에게 완전무결한 종교겠지만 자신은 완전히 납득이 가지 않았다고 한다.(어떤 사람이 종교를 완전히 이해하겠는가..) 그런 면들이 곡성에 고스란히 녹아져 내렸나 보다. 도통 이해 안 가는 부분도 많았으니까. 또한 신을 인정하든 부정하든 온전히 관객의 몫이라고 한다.
감독이 만일 신이 있고 인간을 전적으로 도와주는 존재라고 표현했으면 반감을 품을 사람도 많았을 것이고, 반대로 신이 없다고 해도 그 파장은 컸을 것이다. 자신이 하고픈 이야기를 아주 영리하게 풀어 나갔다고 본다.
이래저래 혼동을 주는 장면들이 많았다고는 하나 아무리 생각해도 외지인 악마, 무명은 좋은 신.. 그런 느낌은 지울 수가 없다.
특히나 일광이 살을 날리는 굿에서 정승에 못질하는 장면은 한국 정서상 받아들이기가 힘들다. 나는 이 장면에서.. 사실 감독이 철저한 기독교 신자인가? 의문을 품었다. 외지인은 예수를 모토로 했으니 한국의 토속신앙과 문화가 싫어서 과격하게 표현했나 생각했으니 말이다.
다양한 해석과 이야깃거리를 만들고,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였던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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